고요한 감성, 사가
일본 여행을 떠날 때면 늘 설렌다. 도쿄나 오사카처럼 화려한 도시도 좋지만, 가끔은 조용한 곳에서 천천히 걸으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이번엔 그런 마음을 안고, 일본 큐슈의 작은 도시 사가(佐賀) 로 향했다.
📅 Day 1: 도착, 그리고 온천의 온기
후쿠오카 공항에서 출발해 사가역까지 기차로 이동했다. 도심과는 다른 한적한 풍경이 창밖으로 스쳐 지나간다. 사가에 도착하니 바람도, 공기도 한층 부드럽게 느껴졌다.
🔹 다케오 온천 (📍구글맵)
고즈넉한 분위기의 온천 마을, 다케오. 1300년의 역사를 가진 이곳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나니 마음까지 녹아내리는 기분. 온천을 나와 다케오 도서관에 들렀다. 아름다운 목조 건물 속 조용한 책 향기가 인상적이었다.
🔹 다케오 신사 & 녹나무 (📍구글맵)
온천 근처에는 3000년 된 거대한 녹나무가 있었다. 어둑어둑한 숲길을 따라 걷다 나무 앞에 섰을 때,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 조용히 손을 모으고 작은 소원을 빌었다.
숙소는 한적한 료칸에서 묵었다. 창밖으로 들리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여행의 시작을 느끼며 잠이 들었다.
📅 Day 2: 가라쓰의 푸른 바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사가현 북부의 바닷가 마을 가라쓰(唐津) 로 이동했다.
🔹 가라쓰 성 (📍구글맵)
바닷가에 자리 잡은 성. 천천히 언덕을 올라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푸르고 잔잔했다. 바람이 머리를 스치고, 잠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 니지노마츠바라 (📍구글맵)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진 소나무 숲.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부드럽게 흔들리는 나무들 사이를 걷는 순간, 마음도 가벼워졌다. 바다와 숲이 만나는 풍경은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절경이었다.
🔹 요부코 아침시장 (📍구글맵)
가라쓰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가면, 작은 어촌 마을 요부코(呼子) 가 있다. 이곳의 명물은 바로 오징어 회(이카 소멘). 갓 잡은 오징어를 얇게 썰어 회로 즐기는 이곳의 대표 요리를 맛봤다. 쫄깃한 식감과 달큼한 맛이 잊히지 않는다.
📅 Day 3: 우레시노, 차향 가득한 온천 마을
🔹 우레시노 온천 (📍구글맵)
우레시노는 온천수로 만든 두부 요리가 유명하다. 아침부터 따뜻한 온천 유바 두부를 한입.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었다.
🔹 우레시노 차밭 (📍구글맵)
사가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차 생산지다. 차밭을 따라 걷다 보면 푸르른 녹음과 깊은 차향이 코끝을 스친다. 다도 체험도 해봤다. 차를 따르는 손길 하나하나에 정성이 담겨 있었다.
🔹 도요타마 히메 신사 (📍구글맵)
연못 위에 신사가 떠 있는 듯한 모습이 신비로웠다. 이곳은 특히 개구리 부적이 유명하다. "행복이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라고. 작은 부적을 하나 사서 가방에 넣었다.
📅 Day 4: 사가의 마지막 순간
🔹 사가 신사 (📍구글맵)
조용한 분위기의 신사에서 여행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 현지 시장 & 기념품
마지막으로 사가의 로컬 시장에 들러, 차와 전통 과자를 구매했다. 작은 박스에 담긴 사가 카스텔라도 챙겼다.
🔹 후쿠오카 공항으로 이동
조용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 사가 여행.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이곳에서의 따뜻한 순간들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 사가에서의 3박 4일은 조용한 감동으로 가득했다.
이곳은 소란스럽지 않지만, 그래서 더 마음을 울리는 곳이었다.
다음에 다시 올 날을 기약하며, 이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려 한다.
'Trip >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외여행/일본 소도시] 세토 내해의 잔잔한 파도처럼, 다카마쓰에서 머무르다(3박4일, 4박5일) (7) | 2025.02.19 |
---|---|
[해외여행/일본 소도시] 기억과 현재가 공존하는 곳, 히로시마 여행기(3박4일, 4박5일) (6) | 2025.02.19 |
[해외여행/일본 소도시] 느리게 걷는 여행, 구마모토에서 찾은 작은 쉼표(3박4일, 4박5일) (2) | 2025.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