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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국내역사

[국내역사 꼬꼬무] 효종실록 속 하멜, 조선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by mr2-lee 2025.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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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표류한 외국인 하면 대부분 하멜을 떠올리는데, 하멜이 남긴 기록이 아니라 조선의 공식 역사서인 「효종실록」에도 하멜과 그의 동료들이 언급되어 있다는 거 알고 있나? 조선의 입장에서 본 하멜 사건이 어떻게 기록되었는지 한 번 살펴보자.


1. 하멜이 조선에 오게 된 과정

 

1653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 선박 스페르베르호(Sperwer)가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중 폭풍을 만나 조선 제주도에 표류하게 됐다. 이때 배에 타고 있던 사람은 64명, 그중 살아남은 사람은 36명이었다. 이들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하멜 일행’이다.

효종실록 1653년(효종 4년) 9월 5일 기록을 보면, 제주 목사 이원진이 표류한 네덜란드인을 조정에 보고한 내용이 나온다. 이때 조선 조정은 이들을 단순한 난민이 아니라 서양에서 온 낯선 이방인으로 주목했다.


2. 조선 정부의 반응

 

효종실록에는 이들이 조선에 표류한 직후부터 이후 어떻게 처리되었는지가 비교적 상세하게 남아 있다.

  • 1653년 9월: 제주 목사 이원진이 네덜란드인들의 표류 사실을 보고.
  • 조정의 논의: 처음엔 일본으로 돌려보낼지, 아니면 머물게 할지 논의했으나 결국 서울(한양)로 압송 결정.
  • 1654년 초: 하멜 일행이 한양으로 이동하여 훈련도감에 소속됨. (훈련도감은 조선의 중앙 군영 중 하나)

조선 조정이 이들을 완전히 가둬두기보다는 일종의 기술자 혹은 병력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기록을 보면, 이들은 조선에서 생활하며 군사 훈련을 받거나, 화포 제조 관련 업무에 투입되기도 했다고 한다.


3. 하멜의 탈출과 그 후

 

하멜 일행은 조선에서 13년을 머문 후 1666년 9월, 일부가 제주도를 탈출하여 일본 나가사키로 향했다. 효종실록 1666년(현종 7년) 9월 기록에 따르면, 조선 조정은 이 사실을 파악하고 남은 네덜란드인을 철저히 감시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몇 년 뒤, 조선에 남아 있던 네덜란드인들도 일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멜은 일본에서 네덜란드로 돌아간 후 「하멜 표류기」를 저술하여 조선을 서양에 알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조선의 공식 기록인 효종실록에서는 하멜 일행을 조선 조정의 관점에서 기록하고 있어, 같은 사건을 보는 시각 차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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